기초연금 신청을 마치고 첫 입금을 확인하면 일단 안도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매달 25일에 알아서 들어오니까 신경 끄고 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수급 중에도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어머니 기초연금을 관리해드리면서 뒤늦게 알게 된 내용들이다. 모르고 지나치다가 나중에 환수 통보를 받으면 훨씬 골치 아파진다.
기초연금, 한 번 받으면 평생 자동으로 주는 게 아니다
기초연금은 매년 소득·재산을 다시 조사해서 수급 자격을 재검토한다. 처음 신청할 때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소득·재산 변동 여부를 확인하고, 기준을 넘으면 감액되거나 수급이 중단된다.
정기조사는 보통 4~5월에 시작해서 6월부터 결과가 반영된다. 소득이 늘어나거나 재산이 증가하면 그해 7월부터 기초연금 금액이 조정되는 방식이다. 반대로 소득이 줄거나 재산이 감소하면 기초연금이 늘어나기도 한다.

정기조사 외에도 수시 변동 신고 의무가 있다. 소득이나 재산에 중요한 변동이 생기면 스스로 신고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모르고 그냥 지나치면 나중에 부정수급으로 처리돼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변동 신고, 언제 해야 하나
다음 상황이 생기면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어차피 조사할 텐데 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진 신고 여부가 나중에 환수 처리 방식에 영향을 준다.

① 소득 발생·증가
은퇴 후 파트타임 일자리를 구하거나 사업을 시작한 경우다. 근로소득은 108만 원까지 공제되고 나머지의 70%만 반영되니까, 소액 파트타임이라면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득이 발생한 사실 자체는 신고해야 한다.
임대소득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 한 칸을 내어드리거나 상가를 임대했다면 신고 대상이다.
② 부동산 취득·매각
집을 새로 샀거나 자녀 명의로 증여한 경우 모두 해당된다. 매각한 경우엔 재산이 줄어드는 거라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매각 대금이 금융재산으로 전환되면 금융재산 기준으로 다시 계산된다.
특히 자녀에게 증여한 경우를 유의해야 한다. 증여한 날로부터 일정 기간 이내의 거래는 재산 감소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증여를 통해 소득인정액을 낮추려는 시도는 조사 과정에서 걸릴 가능성이 높다.
③ 차량 구입
앞서 소득인정액 계산 글에서 설명했듯이, 자동차는 차량가액 전액을 12개월로 나눠 월 소득으로 환산한다. 2,400만 원짜리 차를 사면 월 200만 원 소득으로 잡히는 셈이다. 이게 생각보다 크게 작용해서 수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차량 구입 전에 미리 영향을 따져보는 게 좋다.
④ 배우자 사망
부부가 둘 다 기초연금을 받던 중 한 명이 사망하면, 생존 배우자는 단독가구 기준으로 재산정된다. 부부 감액(20%)이 사라지니까 수령액이 올라갈 수 있다. 사망 신고 후 주민센터에서 기초연금 변경 신청도 함께 진행하면 된다.
⑤ 해외 장기 출국
외국에 60일 이상 체류하면 기초연금 지급이 중단된다. 자녀를 만나러 해외에 잠시 다녀오는 건 괜찮지만, 장기간 거주하거나 이민을 가는 경우엔 수급 자격을 잃는다. 출국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기 소득조사, 어떻게 진행되나
매년 진행되는 정기조사는 신청인이 직접 뭔가를 해야 하는 경우와 아닌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금융정보, 국민연금 수령액,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 등은 기관 간 자동 조회로 처리된다. 신청인이 별도로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다만 변동 사항이 있거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엔 주민센터에서 연락이 온다.
조사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는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 방법은 3번 글에서 다룬 내용과 같다.
잘못 받은 기초연금은 어떻게 되나
변동 신고를 제때 하지 않아서 받지 말아야 할 기초연금을 수령했다면, 환수 조치가 이루어진다. 환수 금액은 보통 수급이 종료된 달부터 소급해서 계산한다.
환수 처리 방식은 두 가지다.
- 자진 신고 후 환수: 변동 발생 시 즉시 신고하고 과다 수령분을 반환하는 경우. 분할 납부 협의가 가능하고 가산금이 없다.
- 조사 후 환수: 정기조사나 신고 없이 적발된 경우. 환수 원금에 더해 가산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고의성이 인정되면 최대 2배까지 추가 징수할 수 있다.
금액이 크지 않으면 다음 달 기초연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처리되기도 한다. 큰 금액은 분할 납부를 신청할 수 있으니, 환수 통보를 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담당자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수급 중 자주 생기는 상황 Q&A
Q. 자녀와 함께 살게 됐는데 영향이 있나?
기초연금은 신청자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재산만 기준으로 한다. 자녀나 다른 가족 구성원의 소득·재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자녀와 합가를 하더라도 자녀 소득이 소득인정액에 반영되지 않는다. 단, 자녀로부터 매달 일정 금액 이상의 용돈을 받는 경우는 사적이전소득으로 잡힐 수 있다.
Q. 국민연금 수령액이 올랐다. 기초연금도 달라지나?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 상승률에 따라 소폭 인상된다. 국민연금 인상분이 소득평가액에 반영되어 소득인정액이 올라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인상폭이 크지 않아 기초연금 수급 자격에는 영향이 없지만, 국민연금 연계 감액 기준에 근접한 분이라면 해마다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Q. 기초연금 받는 중에 상속을 받았다. 바로 신고해야 하나?
상속을 통해 재산이 늘어나면 신고 의무가 있다. 상속이 완료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주민센터에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속받은 부동산·금융자산의 종류와 금액에 따라 소득인정액이 달라진다.
Q. 주민등록지와 실거주지가 다른 경우는?
기초연금의 재산 기본공제액은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기준으로 한다. 실제로 지방에 살지만 주민등록이 서울에 되어 있다면 서울 기준 공제액(1억 3,500만 원)이 적용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지방 기준 공제액이 적용된다.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다른 경우, 주민등록 이전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미리 따져보는 게 좋다.
알아두면 유리한 포인트 3가지
① 금융재산 2,000만 원 공제를 활용하라
금융재산(예·적금, 주식, 펀드 등)은 2,000만 원까지 공제 후 나머지에 연 6.26%를 적용한다. 금융재산이 2,000만 원 이하라면 소득환산액이 0원이다. 금융재산을 2,000만 원 아래로 유지하거나, 생활비로 쓰고 남은 금액을 연금보험 등 금융재산에서 제외되는 상품으로 운용하는 방법도 있다.
② 공시가격 하락 시 재산 재평가를 요청하라
부동산 공시가격은 매년 발표된다. 공시가격이 하락한 해에는 소득환산액도 줄어들어 소득인정액이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정기조사에서 반영되지만, 조사 시기 이전에 변동을 반영받고 싶다면 주민센터에 먼저 문의해볼 수 있다.
③ 배우자 중 한 명만 조건이 바뀌어도 즉시 확인하라
부부 중 한 명이 수급 탈락하면 다른 한 명은 단독가구 기준으로 올라가 수령액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한 명이 새로 수급 자격을 얻으면 둘 다 부부 감액(20%)이 적용된다. 배우자 상황이 바뀌면 반드시 주민센터에 알려야 한다.
변동 신고 방법
변동 신고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 방법 | 접수처 | 비고 |
|---|---|---|
| 방문 신고 | 거주지 주민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 | 서류 지참 필요 |
| 복지로 온라인 | www.bokjiro.go.kr | 공동인증서 필요, 일부 변동만 가능 |
변동 신고 시 지참할 서류는 변동 내용에 따라 다르다. 근로소득이 생긴 경우엔 근로계약서나 급여명세서, 부동산 취득이면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무엇을 가져가야 할지 모르면 주민센터에 미리 전화해서 물어보는 게 빠르다.
정리하면
기초연금은 받기 시작한 뒤에도 매년 소득·재산 정기조사를 통해 자격을 재검토한다. 소득 발생, 부동산 취득, 차량 구입, 배우자 사망, 해외 장기 출국 등 변동이 생기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자진 신고 시엔 가산금 없이 처리되지만, 신고하지 않고 적발되면 환수 원금에 가산금까지 물 수 있다. 변동 사항이 생길 때마다 주민센터에 먼저 문의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 기초연금 정기조사 일정 및 변동 신고 기준은 매년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보건복지부(www.mohw.go.kr) 또는 복지로(www.bokjiro.go.kr), 국민연금공단 콜센터(1355)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